
보유세가 오른다는데, 집값은 떨어지는 상황이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저도 처음엔 이해가 안 갔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집값이 하락세인데 올해 보유세는 오히려 크게 오를 전망이라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공시가격이 지난 1월 기준으로 산정되다 보니, 작년 한 해 동안의 가격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본 바로는 이번 보유세 인상이 단순히 세금 문제를 넘어서, 부동산 시장 전체의 흐름과 정부 정책의 일관성 문제까지 건드리고 있습니다.
공시가격 상승과 보유세 부담 증가
일반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면 세금도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정부가 이달 중순 발표 예정인 아파트 공시가격은 작년 대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시가격 시세반영률(Officially Assessed Value Ratio)은 69%로 4년 연속 동결되었습니다. 여기서 시세반영률이란 실제 시장가격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실제 매매가의 69% 수준으로 공시가격을 책정한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공시가격 산정 기준일이 지난해 1월이라는 점입니다. 2024년 서울 아파트값이 약 9% 급등했기 때문에, 최근 가격 하락분은 전혀 반영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공시가격 상승률을 1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Tax Base) 산정 기준이 됩니다. 과세표준이란 세금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금액을 말하는데, 공시가격이 오르면 이 과세표준도 같이 올라가게 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이 실거주자들에게는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입니다.
특히 지난해 집값이 급등했던 한강 인근과 강남 지역의 보유세 부담이 대폭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이렇습니다.
- 마포의 한 아파트: 보유세 약 110만 원 증가 예상
- 서초의 한 아파트: 보유세 500만 원 이상 증가 예상
- 강남권 고가 주택: 세부담 상한선까지 도달 가능성
여기에 더해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Fair Market Value Ratio)까지 올린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 적용되는 할인율을 의미합니다. 이 비율이 인상되면 과세표준이 올라가면서 보유세도 함께 증가하게 되는 구조입니다(출처: 기획재정부).
정책의 실효성과 서민 부담 전가 우려
보유세 인상이 실제로 부동산 자산가들의 매각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입니다. 제가 그동안 지켜본 바로는,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부가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양도세 유예를 5월 9일자로 종료하면서, 보유세 과세를 통한 집값 안정 및 투기 단절 정책을 펼치고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세금 전가(Tax Transfer)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세금 전가란 세금을 부과받은 사람이 그 부담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현상을 말하는데,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로 임대료 인상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무주택자나 세입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오히려 가중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여러 정권에서 시도한 부동산 정책의 실패 사례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책의 연속성 부족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듯이 선거를 생각한다면 건들지 말아야 할 정책이 부동산 정책입니다. 실제로 많은 정권들이 이 부분을 포기하거나 중도에 방향을 틀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현재 정부는 5년 단위 현실화율 로드맵도 수립 중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초고가 주택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현실화율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이러한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최소 5년 이상의 일관된 추진이 필요합니다. 어설픈 정책 시도는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교훈이었으니까요.
정책의 연속성과 함께 강한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겠지만, 이것이 부의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또 다시 서민 부담만 가중시킬지는 앞으로 정부가 얼마나 일관되게 정책을 밀고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번에야말로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정책 기조가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