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종료일입니다. 제가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면서 느낀 건데, 이 시점이 다가올수록 고객들의 세금 상담 요청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더군요. 최근 1년 새 빌딩 거래 문의가 30% 이상 증가한 것도, 주택 규제를 피해 상업용 부동산으로 자산을 옮기려는 움직임 때문이라고 봅니다. 부동산 투자에서 세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고려 사항인데, 증여와 상속, 양도라는 세 가지 길 앞에서 어떤 선택이 합리적인지 정리해 봤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왜 이렇게 난리일까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는 2 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부동산을 매각할 때 적용됩니다. 여기서 '중과'란 일반 양도세율에 20~30%를 추가로 더 부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출처: 국세청). 3 주택자의 경우 최고세율 45%에 30%가 가산되어 75%, 여기에 지방세 10%까지 붙으면 총 82.5%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제가 실제로 상담했던 3주택 보유 고객분은 양도차익 10억 원 중 8억 원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장기보유특별공제(LTCG, Long-Term Capital Gains Deduction)까지 배제되니, 오래 보유했어도 세금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LTCG란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할 때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 주는 제도로, 보통 3년 이상 보유 시 연 4%씩, 최대 30%까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과 제도가 2026년 5월 9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유예되고 있어서, 그 이후에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습니다.
- 5월 9일 이전에 서둘러 매각하거나
- 거액의 세금을 감수하고 그 이후에 팔거나
실제로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 매물이 쏟아진 건, 이 시한 때문에 미리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컸습니다. 반대로 주택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상업용 빌딩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저희 쪽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증여·상속·양도, 세 갈래 길의 세금 차이
부동산 자산을 다음 세대로 넘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증여, 상속, 그리고 매각 후 현금 이전. 각각의 세금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수억 원씩 달라집니다.
상속세는 최고세율이 50%입니다. 1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상속받으면, 각종 공제를 감안해도 대략 40억 원 안팎의 세금이 나옵니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 납부 시한입니다. 상속개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데, 부동산은 현금화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대출을 받거나, 물납(Physical Payment)을 선택하거나, 연부연납으로 나눠 내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물납이란 세금을 현금이 아닌 부동산 자체로 납부하는 제도입니다.
증여세도 세율 구조는 상속세와 비슷합니다. 다만 증여는 지금 당장 자산 이전이 일어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지금' 증여해서 세금을 고정시키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시가 100억 원인 부동산이 10년 후 150억 원이 된다면, 지금 증여하면 100억 원 기준으로 세금이 계산되지만, 상속으로 넘기면 150억 원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양도세는 개인이 부동산을 팔 때 양도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양도차익이란 매각가에서 취득가와 필요경비를 뺀 금액을 말합니다.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고, 기본공제 250만 원을 빼서 과세표준을 산출한 뒤, 6~45%의 누진세율을 적용합니다. 제가 상담했던 한 고객은 30억 원 양도차익에 약 10억 원의 양도세를 냈는데, 그 돈으로 자녀 명의 법인을 설립해서 다른 빌딩을 매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하는 효과를 낸 셈이죠.
가족법인 활용, 낚싯대를 주는 전략
가족법인이란 세법상 정식 용어는 아니고, 배우자나 자녀를 주주로 내세운 법인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세법에서는 이를 '특수관계법인'이라고 부릅니다. 이 구조의 핵심은 부동산 소유 주체를 처음부터 자녀로 설정해서, 앞으로 발생할 임대소득과 매각차익을 자녀가 직접 가져가게 만드는 겁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습니다. 자녀가 두 명이고 대학생이라면, 각각에게 5천만 원씩 증여합니다. 10년간 미성년자는 2천만 원, 성인은 5천만 원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 있으니, 이 범위 내에서 자금을 이전하는 겁니다(출처: 국세청 증여세 안내). 이 1억 원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여기에 부모가 20억 원을 빌려줍니다. 법인은 이 자금과 대출을 합쳐서 부동산을 매입합니다.
이렇게 하면 부동산의 법적 소유자는 자녀가 되고, 향후 발생하는 임대료와 매각차익은 모두 자녀 법인의 수익이 됩니다.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9~24%이므로, 개인 양도세 최고 45%나 상속세 50%에 비하면 훨씬 낮습니다. 제가 직접 이 구조로 설계를 도운 고객 중 한 분은, 10년 뒤 예상 상속세 60억 원을 법인세 20억 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에서 5년 이내 신설 법인이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가 중과됩니다. 또한 법인 운영 과정에서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부당행위계산 부인(Transfer Pricing Adjustment)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세법에서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정상가격보다 유리하게 이뤄질 경우, 그 차액만큼을 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법인 설립과 운영은 반드시 경험 많은 세무사와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결국 세금은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증여, 상속, 양도라는 세 가지 경로를 현명하게 조합하고, 가족법인 같은 구조를 미리 설계하면 수억에서 수십억 원의 세금을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전, 상속 사유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움직여야 선택지가 많아집니다. 5월 9일이라는 시한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지금 당장 전문가와 상담해서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짜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