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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상권 부동산 분석 (공실률, 외국인관광객, 의료관광)

by goldbd 2026. 3. 16.

솔직히 저는 명동이 다시 살아날 거라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2021년 초, 팬데믹 한가운데서 명동 거리를 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 저는 명동역에서 나와 중앙로를 따라 걸으면서 '이게 정말 그 명동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거든요. 화장품 가게들은 셔터를 내렸고, 간간이 보이는 사람들마저 마스크 뒤에 가려진 표정으로 허겁지겁 지나갈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 말, 다시 명동을 찾았을 때 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사람들, 새로 단장한 플래그십 스토어들, 그리고 예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명동은 단순히 회복한 게 아니라 아예 다른 모습으로 거듭나 있었습니다.

공실률, 팬데믹 이후 달라진 명동의 얼굴

명동상권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숫자부터 봐야 합니다. 2021년 명동의 공실률(Vacancy Rate)은 40%를 넘어섰습니다. 여기서 공실률이란 전체 임대 가능한 상업 공간 중에서 임차인 없이 비어있는 매장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40%라는 수치는 사실상 상권이 반쯤 무너졌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2025년 4분기 기준으로 이 수치가 5.6%까지 떨어졌습니다(출처: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 특히 명동 메인 로드에서는 공실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포화 상태가 되었죠.

제가 주목한 건 단순히 빈 가게가 채워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누가 채웠느냐는 점이었습니다. 예전 명동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이른바 유커(游客)들이 주류였습니다. 2020년 초만 해도 명동을 걷다 보면 중국어가 한국어보다 더 많이 들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다릅니다. 2024년 기준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비율은 4%에 불과합니다. 대신 대만과 홍콩 관광객이 급증했고,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 방문객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실제로 제가 최근 명동에서 길을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분들은 대만에서 온 20대 여성들이었습니다. "K-드라마 보고 꼭 와보고 싶었다"면서 무신사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고 있더군요. 이런 변화가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는 걸, 숫자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평균 소비액이 내국인보다 1.3배 높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명동은 이제 특정 국가에 의존하던 과거의 리스크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상대하는 진짜 국제 상권으로 탈바꿈한 겁니다.

외국인관광객의 의료관광과 플래그십 스토어가 만든 새로운 명동

명동이 달라진 건 방문객만이 아닙니다. 제가 2021년과 2025년의 명동을 비교하면서 가장 놀랐던 건, 매장 구성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2023년만 해도 식음료(F&B) 업종이 명동 매출의 55%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2년 뒤인 2025년에는 그 비율이 5%로 급락했습니다. 그럼 나머지 50%는 어디로 갔을까요? 바로 호텔 같은 숙박업과 소매업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숙박업 매출은 1년 만에 270% 급증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명동의 변화를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합니다.

  • 의료관광(Medical Tourism):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프리미엄 의료 서비스가 명동 고층 빌딩을 채우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외국인 관광객 소비액의 51%가 뷰티와 메디컬 부문에서 발생했습니다.
  • K-뷰티 플래그십: 올리브영 같은 대형 브랜드가 단순 판매를 넘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초대형 매장을 열었습니다. 무신사, 시콜 같은 K-패션 브랜드도 명동에 깃발을 꽂았죠.
  • 체험형 공간: 애플 스토어처럼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공간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런 매장들은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자연스럽게 주변 소비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제가 최근 명동 한복판에 있는 한 피부과를 지나친 적이 있습니다. 로비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된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대기실에는 외국인 고객들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접수 직원에게 물어보니 "요즘은 하루에 외국인 예약이 30건 이상"이라고 하더군요. 명동이 단순한 쇼핑 거리를 넘어 '의료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변화를 보면서 한 가지 우려도 생겼습니다. 참고 자료에서는 명동이 다변화된 글로벌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조금 다릅니다. 명동이 과거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난 건 맞지만, 지금은 대만·홍콩·동남아로 의존 구조가 바뀐 것에 가깝습니다. 진짜 다변화라면 미주나 유럽 관광객 비율도 함께 올라가야 하는데, 아직 그 수준까지는 아니거든요. 만약 대만 경기가 나빠지거나 환율이 급변하면, 명동은 또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짚고 싶은 건 임대료입니다. 명동 메인 로드의 임대료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리브랜딩된 건물의 경우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명동은 여전히 고비용·저효율 구조입니다. 높은 지가 대비 수익률은 강남이나 성수에 비해 낮은 편이고,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다 보니 변동성도 큽니다. 제가 만약 지금 명동에 투자한다면, 단순 임대 수익보다는 외국인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복합 콘텐츠(호텔+F&B+메디컬) 결합 자산에 집중할 것 같습니다.

명동은 분명 부활했습니다. 하지만 그 부활이 지속 가능하려면 입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남대문시장, 남산 같은 주변 자원과 결합된 스토리텔링, 그리고 한 번 오고 마는 게 아니라 반복적으로 찾고 싶게 만드는 공간의 정체성(Identity)이 필요합니다. 저는 명동이 단순히 '예전의 명동'으로 돌아간 게 아니라, 전혀 새로운 명동으로 진화했다고 봅니다. 이제 중요한 건 이 진화가 얼마나 오래갈 수 있느냐는 것이겠죠. 명동의 다음 변신이 어떤 모습일지, 저는 조심스럽지만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_QbnGSP6sDs&t=1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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